마을역사와 이야기를 전하는 다양한 마을미디어 활동이 이어져야 한다

“지역신문, 좋아하세요? 정말 필요할까요?”
“도서관 앞 슈퍼할머니가 전하는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가요?”
“역촌동에서 큰 도당제를 지냈던 이야기를 아세요?”
“검열당하는 이야기 없이 우리가 하고 싶은 말, 다하고 싶어요.”
“우리가 만드는 라디오 방송, 좀 더 함께 나누고 싶어요.”

우리가 하고 있는 마을(지역)미디어 활동을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상상컨퍼런스라는 이름답게 은평마을미디어를 마음껏 상상하고 이야기하는 자리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우리 서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나 이야기하자고, 그러다보면 또 더 재밌는 상상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다.

‘은평마을미디어의 건강한 발전’이라는 이름을 붙여놓고 보니 세상 재미없다. ‘은평에서도 마을미디어 가능할까?’로 다시 고쳐본다. 마을의 소통공간인 마을미디어가 지역에서 갖는 의미를 짚어보고 지속가능한 마을미디어 활동을 함께 찾아보자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렇게 자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풀어놓다보니 각자의 이야기와 고민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이야기 시작은 은평시민신문 정민구 기자가 맡았다. 은평에는 은평시민신문 이외에도 몇 개의 지역신문이 더 있지만 직접 취재를 해서 보도하는 신문이 없고 모두 공공기관 등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를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는 이야기, 촛불정국으로 중앙정부의 변화는 가져왔지만 아직 동네를 바꾸는 힘이 미약하고 시민사회가 발달한 자치구라고 하지만 지방권력을 감시하는 역할은 얼마나 하고 있는 것인지 질문을 던졌다. 

구산동도서관마을 내 동아리활동인 도서관라디오 활동소개도 이어졌다. 사서선생님들과의 이야기, 박주민 의원을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고 최근에는 도서관 앞 슈퍼할머니를 인터뷰하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제작된 도서관라디오는 아직 도서관 내에서만 방송이 되고 있다고 한다.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이하 서장복) 내 거북이라디오 활동도 소개되었다. 거북이라디오는 2013년 은평시민신문, 미디어교실 자몽, 서장복이 함께 만들고 시작한 마을라디오로 현재는 서장복에서 마을라디오라는 매체로 장애당사자가 주인공이 되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역마을 매거진의 숨은 뒷이야기, 마을DJ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성장한 이야기와 아쉬운 이야기들, 중증장애당사자이지만 마을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서장복 김삼식 기자 이야기 등이 끝없이 이어졌다.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동네신문, 마을라디오, 마을잡지 등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내는 생생한 마을미디어 콘텐츠를 한 곳에 모으고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동네 마을미디어에 참여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는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공모사업에 의존해 한두 번 하다마는 우리마을미디어 말고 마을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담을 수 있는 진짜 주민의 미디어, 우리들의 미디어를 상상해본다. “커뮤니티 복원은 대의 민주주의가 야기하는 비민주주의 또는 반민주주의 성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 주민의 정치적 활동”이라는 거창한 말까지는 꺼내지 않더라도 물리적인 공간으로 지역에 살 것인지,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관계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등 마을미디어와 함께 나눌 고민과 과제가 많은 것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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