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공원 주차장으로 견인차량보관소 이전으로 2억 예산 절감 기회 놓쳐

역촌역오거리에 위치한 은평구 견인차량보관소.

홍제동 견인차량보관소 공동이용 취소 사유에 대한 은평구청과 서대문구청의 답변이 엇갈려 논란이 되고 있다. 은평구청과 서대문구청은 서로 공동이용 논의를 중단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견인되는 차량이 적은 홍제 견인차량보관소의 상황을 봤을 때 서대문구청이 무작정 논의를 중단했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은평구청은 견인차량보관소 업무를 서대문구청에 2억원의 비용으로 공동 이용하는 것을 추진하여 기존보다 2억여원의 구예산을 절약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은평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은평 평화의 공원 공영주차장에 사업을 맡기면서 1억원밖에 절약하지 못하게 됐다.

은평구 견인차량보관소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수색동에 위치했던 견인차량보관소는 부지를 소유한 한 폐기물처리업체가 민간위탁으로 운영했다. 운영 초기엔 하루 80여대나 견인될 정도로 업무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견인량은 줄었고 2014년엔 하루 평균 2.4대가 견인됐을 정도로 업무량이 줄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한 예산은 12년간 변동 없이 4억원이나 지출됐다. 견인 비용을 제외하고도 한 대를 보관하는 비용이 대략 47만원에 달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은평구청은 견인차량보관 업무를 서대문 홍제 견인차량보관소에 위탁하는 것을 추진했다. 서대문구청에 견인차량보관업무를 위탁하면 기존보다 2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지난해 11월 임시회 주요업무 추진실적 보고에서 변봉섭 건설안전교통국 국장은 “서대문구와 실무적으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며 “2억 정도 선에서 은평구가 비용을 부담한다면 서대문구도 100% 동의할 것 같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따라 2017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은평구 견인차량보관 업무 예산은 2억원으로 책정돼 있었다. 

하지만 확정된 2017년도 예산에는 3억원으로 책정됐다. 은평구 견인차량보관소는 홍제 견인차량보관소가 아닌 은평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역촌오거리 평화의 공원 공영주차장이었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2017년도 예산안 확정 전 서대문구청이 홍제 견인차량보관소 공동이용 논의를 중단했다”며 “예산 확정 전에 논의가 틀어져 은평구청 입장에서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서대문구청은 은평구청과는 다른 답변을 내놓았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홍제견인차량보관소 공동이용 무산에 관해 “공동이용에 대한 실무 논의 중 은평구청에서 다른 부지를 확보하여 공동이용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답을 보냈다.

주차가능 면수가 총 51대인 홍제 견인차량보관소의 2016년도 1일 평균 견인대수는 13.4대다. 서대문구와 종로구 2개 자치구가 공동사용하고 있지만 총 주차가능 면수에 비하면 이용률이 저조한 상태다. 서대문구청 입장에서는 구 수입 사업이 될 수 있는 은평구청의 견인차량보관소 공동이용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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