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빠진다......”

물리치료사선생님의 안타까운 외침.
낮병원에 있으면서 거의 매일 듣던 말이라 노이로제가 될 말이었다. 

사람들은 걸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졌다가 펴지는 것을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이루어낸다. 그러나 나처럼 뇌의 이상으로 운동신경이 다친 경우 뇌의 지령을 받지 못하는 무릎은 중력에만 기대어 일을 수행한다. 가끔은 땅으로 추락하기도 하고 빠져버리는 무릎 탓에 나중에는 뼈가 서로 닿아 통증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고 한다. 

지금이야 빠져도 통증이 없으니까 넘어져도 아픈 줄 모르고 창피해도 당당하게 다니지만 통증이 동반되면 그때는 집안에서도 침대신세를 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무척 걱정되고 아득해진다. 

평균수명도 길어졌는데 그만큼 고통도 길어진다면 과연 삶의 의미를 어디서 찾을까, 앞으로의 삶보다 지금 이순간이 소중하다는 것은 아는데 그것이 생각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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