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입식 교육과 문제풀이 수업으로 학생을 어지럼증이 심한 교실로 몰아넣는 학교 현장

출처 에듀팡 교육뉴스

어떻게 책을 읽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조차 배부른 고민이었다. 왜냐하면 수능시험이라는 주입식 교육시스템을 요구하는 빙벽이 떡하니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수학능력시험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교육과정과 시스템, 수업방식 등을 질곡에 빠뜨리는 주범으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울러 정보격차가 심한 지방에서는 대학입시의 주된 흐름이 정시에서 수시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변화의 흐름을 감지하지 못하고 주입식 교육에 의한 문제풀이 수업으로 학생들을 어지럼증이 심한 교실로 몰아넣고 있다.

정확한 통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일수록 학생들의 수능성적 평균이 높아지는 현상이 비례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공표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수능시험성적 평균이 가장 높은 곳이 제주도라는 점이 그런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듯해서 씁쓸하다. 

또한 생각 없는 언론과 공공성과 교육철학도 없이 언론 축에도 끼지 못하는 수준의 일부 신문은 학생을 경주마로 취급하고 채찍질을 가해대기도 한다. SKY 대학을 향해 무차별적 채찍질을 가하고 있으면서도 부끄러운 생각은 못하고 다른 언론사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서울대학교 합격생 숫자를 알아내는 것이 자신들의 존재이유라고 항변하는 곳도 있다. 행정당국의 아무런 제재 없이 서울대학교 입학생 숫자가 몇 명인지 세기만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교육관련 신문들의 인식 수준이다. 

다른 언론사보다 더 빨리 개별 단위학교의 서울대학교 합격생 숫자를 내부 교사들로부터 혹은 대학 측으로부터 전달 받은 후에 일사분란하게 정리해서 빠르게 합격생 숫자 순위별로 학교 명단을 제공하는 것이 교육관련 소식지의 사명이자 자긍심으로 작용하는 한 이 나라 교육에 희망이 없다. 참으로 천박한 사고이다.

물론 대다수의 언론사가 그렇지는 않다. 극소수 교육관련 언론사들의 행태가 안타까울 뿐이다. 그나마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는 그 방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학교이면서도 서울대학교 합격생 명단을 현수막으로 걸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숫자 놀음을 하지 않는 전통을 지켜내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찌됐건 왜곡되고 질곡된 교육현실을 개선하는 것도 학교 현장에서 시작해야 하고 그 가운데서도 핵심은 교실 수업에서 이루어져야 했다. 그런데 현실은 수능시험에 대비하는 주입식 문제풀이 학습만이 요구되었다. 다른 방식의 수업은 현실에서 수용될 수 없었다. 그렇게 양정고등학교에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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