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길도서관 어린이책 읽기 모임 <책샘>

사진 제공 윤성화

월요일 아침 10시 두 손 가득 간식을 챙겨 들고 초록길도서관으로 향한다. 무더운 여름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선선해진 아침 바람은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책모임하러 가는 내 마음은 설레기만 하다. <책샘>이라는 이름으로 모이게 된 초록길도서관 어린이책 읽기 모임은 어느덧 3년을 훌쩍 넘겼다. 책샘의 뜻은 샘처럼 솟아오르는 책에 대한 열정이라는 뜻도 있고 책에 대한 열정을 샘내자는 뜻도 있다.

어린이도서관에 어린이책 모임은 있어야 하지 않겠냐는 관장님의 주도하에 어린이도서연구회의 도움으로 그림책 읽기부터 시작해서 옛이야기, 동화책 등등 어린이 문학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책을 통해 아이들의 진심을 발견하고 아이들이 진정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우리는 점점 어린이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림책의 그림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를 배우면서 그림책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알게 되었고 아이들의 기분의 모양, 색깔, 크기가 얼마나 다양한지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학습의 목적으로 아이들의 책 읽기를 시도했던 우리들에게 책은 재미있는 놀이라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했다. 우리는 어린이책을 읽고 반성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마음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어린이책 모임이 꼭 필요함을 심심히 느꼈다.

처음에는 발제의 형식으로 모임을 진행했다. 회원 7,8명이 돌아가면서 책을 읽고 요약해서 발제를 하고 실생활에 적용이 될만한 질문을 만들어 토론을 시작했다. 굳이 책을 읽어오지 않아도 질문에 대해서 누구든지 답변을 할 수 있었다. 책에는 떼어놓을 수 없는 아이와 나의 삶이 들어 있었으니까.

책모임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토론이었다. 토론이 토론답게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선별된 책이 준 힘이라고나 할까. 작가의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반성할 수 있는 태도들이 모여서 토론다운 토론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로의 얘기를 들으면서 다양한 생각을 듣고 배울 수 있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발제가 싫어질 때면 책 한 권으로 윤독을 했다. 책을 소리 내서 같이 읽으면 그것 또한 더없는 향수가 되었다. 서로 다른 목소리, 다른 감정선으로 모두의 귀를 호강시켜주었다. 거기에 작가의 순수한 마음까지 더해져 금상첨화였다.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어린이책은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우리를 쉽게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데려다주었다. 그 동심이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려는 마음을 키워주었다.

어린이책을 읽으면서 우리는 숱한 육아의 고민을 나누었고 공감과 이해를 받았으며 거기에 도전까지 받았다.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고 바뀌기를 결정해보았다. 많은 반성하는 마음들과 바뀌기를 결정하는 마음들이 모여 지금까지 책샘을 지속시키고 있다.
책샘 모임을 하면서 우리는 아이에게 자신 있게 추천해줄 수 있는 책이 많아졌고 책의 리스트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큰 출판사의 전집 위주로 책을 찾았다고 하면 이제는 작가별, 내용별로 찾아서 아이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한다. 학습 위주의 책을 추천해주던 예전과 달리 문학성이 있고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위로해주며 용기를 주는 책을 추천해준다. 

책샘 모임의 한 엄마는 아예 초록길도서관 근처로 이사를 왔고 책샘 멤버들도 섣불리 다른  곳으로 이사를 못 간다. 책샘에서 맺어진 엄마들의 인연이 아이들의 인연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학교 끝나고 다른 애들이 학원 가는 시간에 우리 아이들은 초록길에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어주고 싶은 엄마들에게 우리는 자신 있게 권한다. 월요일엔 책샘으로 오세요.

<책샘> 어린이책 읽기 모임
시간 : 매주 월요일 10시부터
장소 : 초록길도서관
문의 : 초록길도서관 02-357-7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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