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자유발언 중인 양기열 의원 (사진 출처=은평구의회)

지난 28일 열린 은평구의회 25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양기열 의원(갈현1·2, 자유한국당)은 5분 발언을 통해 “구의원의 기득관례인 ‘지방의회 국외연수’를 올해부터 전면 폐지하자”는 주장을 했다. 

양 의원은 “지난 7대 구의회는 4년 임기동안 6건의 연수에 자기부담금을 제외하고 사무처직원 수행여비를 포함해 총 2억원을 사용했다. 의원들은 공무 국외여행 규칙에 따라 담당한 관련직무 보고서를 제출하기로 되어있지만 이를 성실히 이행하지 못했다”며 지난 7대 의회의 해외시찰에 대해 평가를 했다.

구의원 해외연수 문제를 지적한 양 의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회가 구정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하려면 스스로 깨끗해져야만 한다. 해외시찰폐지를 통해 앞으로 의회가 스스로 깨끗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양 의원과의 일문일답 인터뷰 내용이다.

-‘해외시찰폐지’ 5분 발언을 하게 된 계기는?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많은 주민들로부터 “뽑아주면 뭐해 내 세금으로 해외여행이나 갈 텐데”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를 마음에 담고 이번 임시회가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의회 사무국에 자료요청과 관련 기사, 민원을 살펴보며 공부를 했다. 살펴본 결과 조례가 부실했고, 가장 중요한 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문제가 많았다. 가기 전부터 과정이 부실하니 좋은 결과물을 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또 구의원은 구청의 예산을 증액·삭감하며 사업을 요구하는 일을 하는데 이때 재원 마련에 대한 고민은 크게 하지 않는다. 해외시찰폐지를 주장한 것은 기존에 책정된 해외시찰 예산을 불용처리하고 구 예산에 필요한 곳에 사용하기 위함이다.

-직접 분석한 7대 구의회 해외시찰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크게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 구성과 운영 문제, 개별의원의 목표분야 업무에 관한 보고서 부재, 해외연수 타당성 문제 등이 있었다.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는 주민의 공감대를 얻기 위해 설치된 기구인데 총 7명 위원 중 구의원 2명이 위원으로 참석한다. 위원장을 구의원이 맡는 경우가 있었고, 나머지 5명의 민간 위원도 출석률이 저조했다. 게다가 민간 위원 모집이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심사위원회의 공정성이 떨어졌고, 회의록만 봐도 여행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공무국외여행심사위원회는 형식적 수준으로 진행된 것이다.

해외여행 보고서가 통합 보고서로만 공개한 것도 문제다. 여행 계획서에는 의원 한 명씩 분야별로 개별 업무가 주어져 있다. 하지만 통합 보고서만 외부에 공개되다보니 의원들이 개별 업무에 대해 충실히 보고 왔는지에 대해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통합보고서가 잘 쓴 보고서라고 보기도 어려운데, 보고서의 내용이 대부분 위키피디아나 포털사이트 검색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들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이다.

해외연수를 가야하는 타당성의 문제도 있다. 지난 7대 의회가 갔던 해외시찰에서 관광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왜 그곳을 가야만 하는지에 대한 타당성이 부족했다. 하물며 국내에서도 충분히 보고 느낄 수 있는 것도 해외에서 보는 것들도 있었다. 이 또한 시찰을 가기 전 목적을 정확하게 설정하지 않은 탓이 크다.

-시찰 예산을 구의회 직속 복지재단을 신설하는데 사용하자고 했는데 현실성이 있나?

반드시 복지재단을 만들자는 것은 아니다. 해외시찰을 폐지하면 예산을 불용처리 하게 되는데 이를 구청과 의회가 협의해 주민들을 위한 예산으로 사용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 구의회가 권한을 내려놓고 주민들을 위해 예산을 사용하게 되면 감사기관으로서 공공기관의 모범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해외시찰 폐지를 어떻게 진행시킬 계획인가?

다른 의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특히 구의원 중 젊은 연령층의 의원들을 한 명씩 찾아가 해외시찰 폐지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볼 생각이다. 이를 기반으로 ‘해외시찰폐지 위원회’를 조직해 진행해볼 계획이다.

이번 해외시찰 폐지를 주장한 것은 구의회가 신뢰를 받기 위한 자기개혁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앞으로 신뢰받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의회의 권한을 내려놓는 다양한 시도를 해볼 계획이다.

저작권자 © 은평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