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아가라, 빅토리아 그리고 이과수. 

사진도 시원찮던 시절, 암기 속에 남아 있는 세계 3대 폭포. 그 중 남미에 있는 이과수(스페인어)-이구아수(포르투칼어) 폭포는 파라과이의 아픈 역사가 깃든 곳이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1864년에서 1870년까지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의 삼국 동맹과 파라과이 간 ‘삼국 동맹 전쟁’ 또는 ‘파라과이 전쟁’이 일어났다. 아메리카 대륙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 중의 하나로 알려진 이 전쟁으로 파라과이 남성인구의 90%가 사라졌고 이과수 폭포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빼앗긴다. 현재 파라과이에서 이과수를 직접 볼 수는 없다. 폭포의 80%는 아르헨티나의 소유다.

아르헨티나 이구아수는 물줄기가 작은 대신 곳곳에서 흘러내는 모습이 장관이다. 높이는 최대 80m. 푸에르토 이구아수 시에서 국립공원에 다다르면 협궤열차가 폭포 전망대까지 다닌다. 가장 유명한 ‘악마의 목구멍’은 그 엄청난 수량과 직벽으로 떨어지는 폭포의 웅장함에 압도된다. 원주민들이 ‘악마의 목구멍’이라 부른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유감없이 보여준다. 2015년, 두 개의 전망대 중 ‘악마의 목구멍’을 더 잘 볼 수 있는 제1 전망대는 폭우로 일부가 유실되어 갈 수 없었다. U자형의 협곡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물살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오싹했다. 

사진은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 시의 이과수 국립공원 입구에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끝에서 전망대를 조망한 것이다. 브라질에서는 강 건너에 있는 아르헨티나 쪽 폭포를 보면서 상류로 올라가는 풍광이 시원하다. 깎아지른 절벽을 따라 만들어진 산책로는 오래 전 보수공사를 하던 중 관광객과 함께 무너진 적이 있다고 한다.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릴 일이지만, 인파에 묻혀 걸으며 사진을 찍다보니 까맣게 잊혀졌다. 전망대 건너편은 ‘악마의 목구멍’이 있지만 세찬 물줄기에 가려 볼 수가 없다. 

폭포 주변에는 ‘꽈치’라는 너구리과 동물이 어슬렁거리며 호시탐탐 관광객을 노린다. 먹을 것은 물론이고 소지품도 낚아채기도 한단다. 귀엽게 봤다간 손가락이 잘릴 정도로 사나운 녀석이다. 곳곳에 주의를 알리는 입간판이 붙어 있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모두 폭포 하류 선착장을 만들고 유람선을 운행한다. 폭포 바로 밑에서 세찬 물줄기를 맞으며 위에서 보는 것과 또 다른 아찔함을 느낄 수 있다.

파라과이는 현재 남미에서 전자제품이 가장 싼 곳이다. 관세가 없기 때문이다. 브라질 사람들이 다리 하나만 건너면 되는 이곳에 많이 다녀간단다. 나도 가고 싶었지만 파라과이쪽에서 다리 보수 공사를 하는 바람에 차량정체로 가보지는 못했다. 중국산이 대부분이었을 터이지만 그래도 가지 못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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