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개개인은 모든 사회구조를 움직일 수 없으며 동시에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사회구조를 해결하려고 움직이는 것은 비효율적이라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효율을 위해 분업과 아웃소싱이 중요해진다. 개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개인보다 문제를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맡기면 된다.

최근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으로 이슈가 되어 주목 받고 있는 ‘공유경제 플랫폼’ 영역이 있다. 사람들은 공유경제 플랫폼이 제공하는 자원과 재화를 공유하거나, 플랫폼을 통해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을 수 있다. 만약 개인이 재화나 서비스를 구하는 방법을 알거나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면 ‘공유경제 플랫폼’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개인이 재화나 서비스를 구하는 방법 모두 알 수 없기 때문에 접근성을 높이는 면에서 플랫폼은 효율적인 방식일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은 개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연결해주고, 각 개인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하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그러나 플랫폼 자체가 개개인의 자원을 기반으로 힘을 점유하게 되면 플랫폼은 힘이 거대해지고 조절하기 힘들어진다. 플랫폼이 보유한 시장의 힘이 다양성이 없는 시장일수록 더더욱 강력하고 제어할 수 없어진다.

이러한 구조를 어디선가 본 적 있지 않던가? 우리는 대의민주주의에서 비슷한 구조를 경험한다. 직접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이 구조를 바꿔나갈 방법을 모색해야한다. 중앙 집중식보다 자치분권을 통해 보다 작은 단위들에게 힘을 분산시켜야 한다. 중앙에서 하던 관리와 책임 구조를 지방이나 작은 단위로 이동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우리는 직접민주주의에 한 발짝 더 가까워 질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효율성을 이유로 공유해야하는 공동의 것들을 중앙의 소유로 아웃소싱 했다. 그 결과 권리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졌으나, 개개인의 지속가능한 관리 및 책임 영역은 낮아졌다. 시민들은 중앙보다 작은 단위인 지역에서 보다 다양한 공동의 권리와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역을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 영역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영역이 다를지라도, 최대한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역할을 찾아 함께 나눠가야 한다.

중앙에서 지역 단위로 예산을 분배하여 참여를 유도하는 것은 긍정적인 방향이다. 적어도 시민이 함께 참여해야하는 영역을 늘려가는 지점에서 만큼은 긍정적이다. 단, 이 구조 역시 여전히 정보적 접근성이 높은 사람들의 삶을 대변하고, 작은 단위의 기득권이 또 다른 힘의 대의를 유지하려하는 것은 아닌지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어야한다.

중앙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지역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필요를 함께 충족시키고, 해결해가야 한다. 현재 도시사회에서 조금 더 자급자족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지속가능성을 키워나갈 필요성을 느낀다. 우리 사회가 보다 지속가능하게 함께 지역 민주주의를 만들어 갈 때, 보다 공동의 선을 만들어가기 위한 자치 실현이 가능해질 때, 진정한 공유의 경험들이 모여 직접 민주주의로의 한걸음을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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