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신년사

이윤하 은평시민신문협동조합 이사장

2020년 경자(庚子) 해가 많은 이들을 소원을 품고 떠올랐으니 조합원님, 독자님들께 새 소식과 함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저를 포함한 지구인들은 이번 겨울을 지내며 수상한 지구살이를 함께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우리 가족과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는 새해 인사에 보태어 기후변화에 몸살을 앓고 있는 모든 지구 생명들에게도 위안의 해가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사는 마을이 시간의 지층 위에 존재하듯이 신문 또한 마을의 시간과 함께 포개지며 존재합니다. 조그마한 쉘터의 공간에서 부터 아무리 거대한 볼륨의 인공적 도시 공간 일지라도 흐르는 자연적 시간의 적층이듯이, 신문 또한 갈피마다에 개인의 땀과 꿈이 서려있으니 이 역시 역사의 장엄함이 아닐런지요. 한 해를 맞이하고 또한 떠나보내는 동안에도 나이를 더할수록 생성과 소멸 사이에서 그 만큼 사유하며 자라나고 있습니다.

우리 은평시민신문은 그동안 독자의 시간과 동선을 내면화하면서 지역사회의 지향성과 변화하는 지형을 지면에서 전달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러나 각자 서 있는 입장과 관점에 따라서는 여전히 못 미치기도 하겠지만, 공론지이자 정론지가 되고자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새해 다짐을 해봅니다. 더불어 새해를 맞이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꿈 몇 가지를 적어보면서 독자님들과 새해 덕담을  나누고자 합니다.

첫 번째 제 희망은, 청년들이 꿈 꿀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행복이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19금’ 선거 연령 금기가 폐기되어 새롭게 편입된 젊은 세대가 자신의 세상을 직접 설계하는 시대가 펼쳐집니다. 기성의 장벽에 ‘금지된 것을 금지’하는 진취와 참신함에 한 표를 보태겠습니다.

두 번째 제 희망은, 지구라는 생태환경 속에 공생하는 모든 생명들이 인간에 의해 더 이상 생존권을 저해 받지 않았으면 합니다. 생존은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기 바랍니다. 더 이상 AR, VR이 아니라 현세대에 현실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서로의 생물학적 지위를 영위하는 세상에서 함께 하였으면 합니다.

세 번째 제 희망은, 우리 신문이 좀 더 뜨겁게 독자들과 호흡을 나누며 교통하는 지면되었으면 합니다. 지면은 오늘이 뜨겁고 건강해야 내일이 옵니다. 지역사회를 외롭게 누비며 발로 뛰는 우리 신문이 정론직필을 향해 붓을 꼿꼿이 바로 잡고 오늘을 기록해야 우리가 바라는 내일이 올 수 있다고 믿기에 오늘의 독자가 있는 것이겠지요.

2020년이라는 기호는 그냥 숫자일 뿐이지만, 20이라는 숫자가 두 번 겹쳐 있으니 마치 새 시대의 무슨 시그널처럼 다가옵니다. 이에 2020이 우리 독자님들과 우리 신문에게 희망의 새해라고 읽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난 해 말경에 15주년 기념사에서 약속드린 세 가지를 이어받아 실행을 잘 할 것이라는 약속을 새해 다짐으로 대신하며, 신년인사는 서로에게 작은 꿈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모든 이들이 우리 신문과 함께 ‘미래를 사는 것이 아니라 오늘이기를’ 바랍니다. 이는 오늘 속에 미래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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