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악귀에 씌운 젊은이와 무속학자가 악귀를 쫓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 ‘악귀’가 인기를 얻었다. ‘악귀’는 꿈과 희망을 안고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겪게 되는 절망과 그 절망 사이를 교묘하게 파고드는 그릇된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품 소재로 등장한 무속인과 무속학자를 묘사한 지점이다. 무속인은 비법을 이용해 인간의 비뚤어진 욕망을 채워주는 역할을 맡는다. 그 과정에서 있어서는 안 될 희생이 일어나고 희생자는 결국 악귀가 되고 만다. 뛰어난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우리 삶의 곁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해
“2023년 계묘년 봄, 삼월 스므나흘 금성대왕님, 금성대군님, 이회장군님, 이말산 궁인님 및 제 신령님을 경하하며 삼가 맑은 술과 재물을 차려 공경히 올리오니 헤아리시어 흠향하여 주시옵소서”지난 5월 13일 열린 구파발 금성당제 축문에 제일 먼저 등장하는 금성대왕은 전남 나주 금성산의 산신령이고 두 번째 등장하는 금성대군은 세종대왕의 여섯 째 아들이다. 나주와 금성산 그리고 금성대군은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어떤 이유로 금성당제에 나란히 이름이 등장하는 것이며 나주와 은평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나주의 금성
꼭두새벽 정성스레 떠온 맑은 정화수로 치성을 드리며 가족의 평안을 기원하는 옛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은 낯설지 않다. 실제 그 모습을 본 것은 아니라하더라도 그 장면을 상상하는 일이 어렵지 않은 건 우리 민족의 오랜 문화이기 때문이다. 하늘과 땅의 힘을 빌어 농사를 짓고 마을을 이루어 살기 시작하면서 이 땅의 민중들은 현세의 복과 무탈을 기원하는 의식을 이어왔다. 그렇게 무속은 마을에 기쁜 일, 슬픈 일이 있을 때 함께 모여 기뻐하고 슬퍼하는 그 공간에 늘 함께 하며 민중들을 위로하며 힘이 되어 주었다. 근대화 바람 속에 공동체의 기